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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어린날의 한 페이지

신이 없는 세상

피트 호트먼 / 돌베개


 '생각해 봐. 만물의 근원이 뭐야? 물이지. 그 물은 어디서 나와? 급수탑이잖아.

어느 게 더 말이 되냐? 급수탑을 섬기는 쪽이야. 아님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형체도 없는 존재

를 섬기는 쪽이야?'


 평소와 다를 바 없던 어느날 문든 존재 자체를 설명할 길이 없는 종교의 맹신 보다는 현실적인

급수탑을 믿는 것이 어떨까 하고 '열다리 신교'를 생각한 '제이슨'.

 자신의 생각을 절친인 '쉰'과 나누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지 하나의 게임이라 생각하고 설

레어 한다. 열다리 신교의 창시자인 제이슨은 가장 먼저 신도 유치에 나선다.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이 생각에 각자 고민을 가지고 있던 그의 친구들 헨리, 맥 그리고 매그더가 합류한다.


 갑자기 시작된 제이슨의 장난스러운 '놀이'는 어느순간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어 위험한 사고

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비록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접근했던 '쉰'은

이미 그 속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아무 생각없이 했던 사소한 행동 하

나로 인해 너무 큰 상처를 입게 된 주인공이 그 일로 인해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


 청소년 성장 소설을 읽다 보면 지금은 가질 수 없는 어린 시절의 기발한 상상력. 그들의 대화

를 통해서 과거로 잠시나마 돌아갈 수 있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네 말이 옳다고 쳐. 그럼 급수탑이 모조리 다 신이야?

글쎄. 그렇지 않을까? 뭐, 지위가 낮은 신들도 있겠고.

그럴듯하다.'

 완전 엉뚱한 대화지만 나름 진지한 그들.


 사회로 부터 강요받았던 지식과 자신의 판단, 경험이 충돌하며 가치관 성립에 혼란을 겪게 되

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 갈등을 해소하는데 있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들.

 나 역시 그 시기에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며 살았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