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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홍대거리의 어느 까페 '밤삼킨별'의 이야기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까페를 처음으로 이용해본 것은 고등학생이 되어서였다. 그 시절 남고에서 간간히 했던 여고와

의 미팅. 청소년들이 함께 모일만한 장소로는 까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말만 되면 유명

한 까페에는 또래 친구들이 모여 미팅하는 모습이 흔했다. 처음 펼쳐본 메뉴판에는 알아들을수 

없는 글자들이 가득했고 항상 주문은 '유자차'를 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도 그것만큼 건강

하고 맛난 음료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시절에는 만남을 위한 장소로 가끔 사용하긴 했지만 20대가 되니 그마저도 가지 않게 되었

다. 경제관념이 남들과는 조금 달라 적지 않은 가격을 지불하며 그런것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분위기' 따위는 나에게 '사치'일 뿐이었다.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은 밤삼킨별 '김효정'의 '밤삼킨별'이라는 공간에 대한 에세이이

다. 홍대의 어느 골목에 위치한 2층집 까페 '밤삼킨별'.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공간을 꿈꿔온 여

자아이가 성인이 되어 결국에는 꿈을 이룬 곳 '밤삼킨별'. 자신만의 감성으로 공간을 대하는 방

식과 그로인해 생겨난 인연들. 여유롭고,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삶의 모습이 보인다.


 가끔 와이프와 함께 우리만의 '공간'을 이야기 하고 꿈꾼다. 정말 꿈같은 이야기일지라도 언젠

가 가질수 있을 그곳을 꿈꾸면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어린시절 많은 

것을 가지지 못함에 대해 속상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에 와서는 가진것이 없다는 것이 행복하

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남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나에겐 그만큼 새로운 무엇인가가 많기 때문이

다. 


'한동안 설렜고 설레는 동안 두려웠다.

좋은 시간의 여행일수록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어찔할 수 없이 돌아가야 하는 무력감에 안타까워진다.


 '꿈'을 꾸는 내게 가끔 찾아오는 좌절과 외로움으로 부터 지치지 않게 살짝 힘을 넣어주는 '당

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