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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사랑이 가득한 찻집


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 샘터


 파도가 치는 절벽에 지어진 파란 찻집.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에쓰코와 그녀의 발 밑에 있는 오른쪽 다리가 조금 짧은 

강아지 고타로. 삽을 들고 서있는 고지씨. 너무 여유로운 풍경의 표지가 마음에 든다.


 에쓰코씨는 30여년 전 남편을 잃고 남편이 살아생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봤다는 곳에 와서

까페를 차리고 생활을 한다. 까페의 위치도 그렇고 간판도 쉽게 알아 볼 수 있게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조금은 특이한 곳. 그래서 인지 가슴에 무엇인가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우연히 발견하고 찾게 되는 그런 곳이다.


 에쓰코씨의 까페를 찾은 사람들은 그녀만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커피, 아픔을 읽고 그것에 걸맞

는 음악을 통해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얼마전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던 남편과 그의 어린딸

에게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현실과 꿈 사이에서의 선택을 두고 고민하던 마음에 드는 아가씨

가 있지만 수줍어 다가가지 못하는 청년에게는 '걸즈 온 더 비치'. 사업실패로 인해 가족들과 헤

어지고, 당상 먹고살 돈이 없어 도둑질을 하러 왔던 도둑에게는 '더 프레이어'등 적절한 노래를

들려줘 그들의 상처를 치유한다.


 책의 마지막에 가서는 힘에 부쳐하는 자신의 모습과 힘들었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자신의 선

택에 대해 조금은 후회를 한다.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땟을까.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득도한 듯한 모습이지만 그녀도 한 여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30여년을 기다렸던 남

편을 반하게 만들었던 그 풍경을 그녀는 보게 되고 다시 힘을 얻게 된다.


 '맛있어 져라, 맛있어 져라' 에쓰코씨는 커피를 만들 때 항상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정말로 맛

있어 지는 그녀의 커피. 두개의 테이블 뿐이라 조용하기도 하고,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와 너무

나 멋진 배경. 무엇보다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와 주는 에쓰코씨. <곶 까페> 는 일본에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 언젠가 와이프와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일본 소설을 많이 접해 보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따듯한과 편안함이 들어 있다. '오쿠다 히데오'

의 유쾌함, '요시모토 바나나'의 수수함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