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 2010

 내가 수능 본 날이... 1999년 이었으니까.. 벌써 11년째네;;

 하필이면 이과는 속고에서 안보고 상고에서 보고.. 방송시설 거지 같애서 ( 핑계지만.. ) 영어

듣기평가 반타작.. 아놔..

 아침에 아빠가 태워주셔서 상고까지 편하게 가고 앞에서 후배들이 나눠준 커피 한잔 받아서

맛나게 마시고.. 머리 좀 잘 돌아 가라고 사탕도 틈틈히 꺼내서 먹고..

 시험이 다 끝난 뒤 애들하고 바람 좀 쐴겸해서 7시쯤인가.. 만나기로 하고 집으로..

 집에 갔더니 EBS 에서 벌써 수능 풀이해서 얼추 답 알려주고.. 럴수럴수 이럴수.. 가장 자신

없었던 수2 1~2갠가.. 틀리고 다 맞은거 같애서.. 설레발..;

 "엄마, 나 정말 서울대 가겠다..." 요지랄..ㅋㅋ

 기분 업 되서는 친구들 만나서 닭갈비집 가서 오늘 수능 봤는데 한잔 하게 해달라고 사장님테

얘기하고.. 눈치 보이니 물잔에 따라서 마시라고 아주 물통에 가득 담아서 주시고..ㅋㅋㅋ

 결국 달리고 시내 나가고 멤바 점점 완성되고 하나둘 꽐라되니 골목에 있는 차 깨부시고..

그 땐 왜 그런 죄책감도 못느꼇는지.. 왜 그런거에 희열을 느꼇는지..

 몇몇은 날도 추운데 길에 쓰러져서는 울다 지쳐 잠들고 토하고.. 무슨..--;;

 남자는 딱 3번 효자가 되기로 결심하는 거 같은데 그 중 처음이 수능 보고 아.. 그동안 너무

못해드렸구나..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잘해야 겠다.. 라고 잠깐 결심하고는..

 군대 가서.. 효도 해야지 하고는 그것도 유효기간 2년이고..  마지막으로 아빠가 되었을때

우리 부모님이 나테 이런 마음이셨겠구나.. 하고 효도해야지 하고는 것두 잠깐..

 정말 그날 울던 애들 대부분이 울먹이던게 엄마 미안해.. 이제 엄마 얼굴 어떻게 봐..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11년 전이라니..

 올해는.. 수능 끝나고 별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