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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내성적이고 약한 한 소년의 우연히 시작 된 꿈같은 청춘 이야기

 프리 랜서로 일하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평범한 학생들보다는 조금 약하고 조금 

내성적인 성격의 연우

  어느 날 그에게 다가 온 전학생 태수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우정과 함께 시작 된 사랑

 태수의 동생 마리와의 삼각관계

 민아씨와 애인인 재욱형을 통해 느끼고 배워가는 어른들의 사랑

 청소년기에 가졌었던 혹은 상상했던 것들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한다면 'G-그리핀'이라는 소년 래퍼를 통해 그들의

불만을 해소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어린시절 내가 가졌던 생각들 그리고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던 잠재된 불만들을 속 시원하게 뱉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용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부분을 보면.. ( 좀 길다 )

 - 

 이 이야기는 물론 나의 이야기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것밖에 더 있겠는가.

열여덟 살의 고등학생이 자기 이야기를 하겠다면 어른들은 들어 보나마나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른들은 대부분 자신이 지나온 나이에 대해서는 뭐든지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기억하는 내용도 거의 비슷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들이 한때 나처럼

고독한 소년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도 그런 어른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세상이란

역시 재미 없다.

 ................

 사실 이 반성문은 글도 아닐지 모른다. 책이라고는 읽지 않는 나에게 글재주 같은게 있을리

없다. 국어 점수도 좋지 않고 작문 숙제 같은 건 한 번도 해간 적이 없다. 그러나 글을 못 써도 

이야기꾼을 될 수 있다. 세상에 자기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까. 고등학교 때

가방 속에 칼을 갖고 다니고 주먹에 피 마를 날 없었다던 한 래퍼는 지금 우리를 사로잡는 힙합

가사를 쓰고 있다. 맞춤법도 몰랐던 그를 문학서적들과 국어사전 세 권과 함께 방에 틀어

박히게 만든 것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얼마나 살았기에 그런 말을 하냐고 어른들은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라면 할말이 있는게 인간이다. 갓난아기들이 우는 것도 자기 이야기를

하고는 싶은데 말을 하지 못해서이다.

 .........

 하지만 오로지 충고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듣는 척하는 인간, 말이 시작되자마자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결론을 내려버리는 인간들 앞에서는 도대체가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특히 나

자신에 관해서라면, 한마디도 해주고 싶지 않다. 듣기도 전에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도 똑같이 해준다. 입을 열기도 전에 벌써 오해받을 게 뻔하다고 단정해버리는 것이다.


 고집에 세고 주의가 산만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나를 이렇게 평가하지 않는 선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내 생각과 맞지 않아 안 따른 것뿐인데, 고집에 세다니? 어른들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무조건 고집에 세다고 말한다.
그들과 나의 생각이 서로 달랐고, 내가 그들을 설득

하지 못했듯이 그들도 나를 설득하지 못했는데 왜 나만 고집이 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

 - 소년을 위로해줘 p426 독고태수의 반성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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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희경 이라는 사람이 궁금하게 된 책

 해피엔딩이 아니면서 해피앤딩인 책

 오랫만에 예전을 떠오르게 만들어 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