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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천일야화

천일 야화 - 3 ( 4 ~ 9 일 이야기 )

 4일 밤부터의 이야기.

 한 나이 든 어부가 있었는데 그 어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그물을 네 번만 던진다고 

한다. 하루는 그물을 던졌는데 무엇인가 묵직한것이 걸려 힘을 써서 겨우 건져 올렸는데 죽은

동물의 시체가 건져 올라왔다. 이에 실망하고 다시 그물을 던졌는데 이번에도 묵직한 것이여서

힘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진흙덩어리 들이었다. "에이 더러운 세상.. " 하고 다시 던졌는데 이번

에도 고기는 없고 쓸데 없는 것이었다. 너무 화가난 노인은 "빌어먹을 세상..ㅋ" 하고는 마지막

으로 그물을 던졌다. 이번에는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올라오지가 않아 물에 들어가 겨우겨우

끌어 올렸는데 건져놓고 보니 항아리 하나가 들어있었다. 그나마 그것을 팔면 어느정도 값어치

를 하겠구나 하고 항아리를 뜯어 보았다.

 그러자 그 속에서 마신이 나와서는 어부를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어부는 너무 어이도 없고 화가나서 아니 내가 너를 깊은 바닷속에서 건져올려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주었는데 왜 날 죽이려 하냐고 왜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 하느냐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씨아리도 안먹혔다. 너무 억울한 어부는 도대체 왜 그러냐고 왜 날 죽이려 하냐고

물으니 마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예전에 왕을 섬기고 있었는데 실수를 해 봉인이 된 항아리 속에 갖혀 바닷속에 잠기게 되었

다고 한다. 첫 100년 동안은 누구든 날 꺼내주면 많은 돈을 주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겠

다고 결심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 100년 동안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

을 알려주어야 겠다고 결심했지만 역시 계속 갇혀 있기만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400년 동안

누구든 날 살려주기만 하면 죽여버려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너무 억울한 노인은 도저히 살 방법이 없겠구나 생각하고는 한가지 꾀를 생각해 낸다.

그리고는 마신에게 자기는 도저히 그 큰 몸이 이 작은 항아리에 들어가 있었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다시 항아리에 들어가는 걸 보면 믿을 수 있겠다고 한번 해보라고 한다. 그러자 멍청한

마신은 금새 연기로 변하더니 항아리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 틈을 타 노인은 항아리

뚜꺼을 닫고는 바다에 빠트려 버리려 한다. 다급해진 마신은 살려만 주면 뭐든지 다 해주겠

다고 제발 살려만 달라고 한다. 그러자 노인이 옛날 이야기라며 한 이야기를 해준다.

 < 노인 어부가 마신에게 해주는 이야기 >

 어느 나라의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은 문둥병에 걸려 피부가 썩어 가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약초도 잘알고 의학에 밝은 한 명의가 왕의 병을 고쳐주겠다며 왕 앞에

나타나 공치기 막대에 약을 바르고는 왕에게 다음날 하루종일 이 공치기 막대를 이용해서 공을

가지고 놀라고 했다. 영문을 모르는 왕은 다음날 하루종일 그것을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 보니 피부가 모두 진정되있고 병이 많이 좋아진 걸 알게 되었다. 감동한 왕은 명의를

옆에 두고 매우 좋은 대접을 해준다.

 하루는 이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한 신하가 왕에게가 그를 이간질 하며 죽여야 한다고 왕을 

설득했다. 하지만 왕은 어찌 충신을 죽일수가 있냐며 한 이야기를 해준다.

 < 왕이 간신에게 해주는 이야기 1 >

 어느 왕이 있었는데 그 왕에게는 말을 너무 잘듣는 매가 있어 그 매를 매우 잘 챙겨 주었고

심지어 물을 마실때도 금잔에 마시도록 하여 금잔을 만들어 매의 목에 걸어주었다. 

 하루는 왕이 사냥을 나갔는데 그 사냥물이 머리를 넘어 도망가게 되면 그 머리를 넘은 사람은

죽음을 면하지 못할것이라 엄포 하고 사냥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하필 사냥물이 왕의 머리를

넘어 도망을 가고 말았다. 죽음을 면하기 위해 왕은 그 것을 쫒아 달리고 달려 은신처를 찾은

뒤 매를 시켜 죽여 잡아오게 했다. 결국 그것을 잡고 돌아가던 중 목이 너무 말라 물을 찾았

는데 한 나무에서 물이 한방울 한방울 씩 떨어 지는 것을 발견했다.

 왕은 그것을 마시려고 매의 금잔에다 물을 받아 마시려는데 매가 툭 쳐서 쏟아지게 만들었다.

왕은 매가 먼저 마시려고 하는구나 하고 다시 받아 마시려는데 또 쏟았다. 그리고는 참고 다시

받았는데 이번에도 매가 쏟아버리자 "나도 못먹게 하고 아무도 못먹게 하느냐!! 하고는 짜증이

나서 매를 칼로 베어버렸다." 그런데 매가 죽으면서도 한곳을 응시하고 있어 그곳을 보니 그

물은 나무위에 있던 독사가 독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던 것이다. 왕은 매를 죽인 것을 후회하였

지만 이미 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충신을 몰라보고 죽이게 되면 그 것은 되돌릴수 없다고 간신에게 설득했다.

 하지만 간신은 들은채도 안하고 그 명의를 죽여야 한다고만 했다.

 왕은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해준다.

 < 왕이 간신에게 해주는 이야기 2 >

 매우 아름다운 부인을 둔 상인이 자신이 집을 비우면 부인이 무슨행동을 할지 의심이되 매우

영리한 앵무새를 사서 집에 두었다. 하루는 상인이 집을 오래 비우게 되었는데 흑인 남자가 

집으로 와서 부인과 애정행각을 벌였다. 상인이 집에 오자 앵무새가 그간의 일들을 모두 상인

에게 알려주었다. 매우 화난 상인은 부인을 때려서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하였다.

 다시 상인이 며칠 집을 비오자 부인은 머리를 써서 천둥번개 소리가 앵무새에게 들리도록 

하였다. 상인이 집에 오자 앵무새가 그동안 천둥번개가 쳐서 아무것도 들을수 없었다고 하자

계속 맑았는데 이게 무슨 헛소린가 하고는 이 멍청한 새 때문에 내가 부인을 그렇게 때렸다니

하고 앵무새를 죽여버렸다. 그런데 그 집의 시녀가 상인에게 부인이 바람피는 것은 사실이라고

알려 주었다. 하지만 상인은 이도 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실제 흑인이 침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그 둘을 죽여버렸다.

 이 이야기도 충신을 죽이고 후회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간신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간신이 왕에게 해주는 이야기 >
 
 어느 사냥을 좋아하는 왕자가 있었는데 왕자의 아버지는 왕을 너무 아껴 신하 한명을 붙여서

왕을 잘 보필하도록 했다. 하루는 왕이 사냥을 하다가 너무 달려나가 길을 잃고 말았다. 결국 

왕은 마귀를 만나 죽을 뻔 하지만 겨우겨우 살아돌아왔다. 이에 왕의 아버지는 너무 화가나

신하에게 보필을 제대로 못한 죄를 물어 죽여버렸다.

 이처럼 아무리 믿는 신하도 실수 할수 있다고 간신은 말했다. 하물며 겨우 막대리 하나와 공

하나로 왕을 살렸는데 무슨 수를 써서 또 죽일지 어떻게 아냐고. 당장 죽여버리자고 했다.

 이에 넘어간 왕은 그 명의를 죽여버려야 겠다고 결심한다. 너무 억울한 명의는 죽어서 다시는

착한일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세상을 저주하겠다고 하고는 자신의 모든 지식을 담은 책을

왕에게 주겠다고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책을 자신의 목을 내리친 다음에 세장

을 읽어 보라고 한다.

 다음날 왕은 명의의 목을 친 다음에 그 책을 넘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책이 너무 안넘어가서

손에 침을 바르고 한장 한장 넘겼는데 책에는 아무 내용도 써있지 않았다. 사실 그 책에는

명의가 독을 발라놓아 왕을 스스로 죽게 만든 것이었다. 

 이처럼 애초에 살려두려 했으면 서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인데 죽이려 하여 둘다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는 어부는 마신이 들어가 있는 항아리를 바닷속에 다시 던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