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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하루키가 보는 세상 이야기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저자가 서른 중후반 시기적으로는 1983년부터 약 오년에 걸친 기간에 썻던 에세이들을 모은

작품집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작품위에 이전에 나오기도 했었는데 이번작품이 저자가 유일하게

인정한 정식번역본이라고 한다. 아마도 내용을 떠나서 책의 구성 - 표지라던지 중간중간의 

그림들, 번역하는데 있어 좀더 그의 느낌을 살린 듯(?) - 이 일본판과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그

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편하게 그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가벼운 주제지만 심심하지 않게 이런저런 양념

들을 차례로 쳐가며 조금씩 맛보고 느낌을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 이미 2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생각을 보면 많이 변해있을 법도 한데 아직 크게 반하는 부분이 없다는 그의 말을 보면

'올곧다'라는 생각보다는 어쩌면 상당히 '고지식'한데 하는 생각이 든다.


 평어체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다가도 함께 공감하기를 원하는 부분

이라던가 조금 멋적은 부분에서는 높임말로 급 수정.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읽다보니

사실 그만의 위트 표현법이었던 것 같다.

 얼마전 다시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가 다시 나와 반갑기도 했고,

완전 쥐약인 음반 얘기에서는 왠지 소외된 기분으로 재미없는 남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듣는

듯한 기분도 함께 느끼며 묘한 상태로 몰입되 있었다.


 대학 신입생시절 술자리가 길어져 조금은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선배들이 인생에 도움되라며

해주셨던 조금은 비현실적인 넋두리들과 농담 조금, 힘들때면 조언을 구하는 지인들 에게서 얻

을 수 있었던 삶의 지혜 조금, 가끔 혼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나만의 상상의 세계 조금.

 이런 평범한 이야기를 그만의 사고를 통해 쿨하게, 와일드하게 풀어낸 것이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숨에 읽어 버리는 것 보다는 하루를 마무리 하며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잠깐,

쉬는 시간 멍하니 있기 보다는 잠깐, 이 책을 드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지난 휴가 틈틈이 빈 시간들을 채워줘서 고마웠던 '그만의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