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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엄마의 삶은 시간이 흘러 우리 모두의 인생이 된다 <엄마 김영순>


 올해로 여든다섯. 문득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의미로 자서전을 내려고 하는 '김영순'할머니. 그

렇게 '고혜정'씨와 '김영순'할머니가 만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데이트. 모두 열번의 

데이트를 끝으로 그녀의 자서전 '엄마 김영순'은 끝이 난다. 


'딸이 없는 엄마는 많이 외로울 거라고 늘 생각했다.'


 내 부모님에게는 아들만 둘 있다. 어려서는 몰랐지만 커서 다른 엄마와 딸들이 함께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우리 엄마는 많이 심심하고 외롭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내가 잘한다고 노력해도 '남자'의 성향을 가진 나라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가끔 아내와 장모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때면 문득 엄마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솟아 오르기도 한다. 결혼을 하면 가

족이 된다지만 그렇다고 '며느리'가 절대로 '딸'이 될 수는 없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냥 좀 섭섭해도 잘했던 것 생각하며 더 고마워하고 살아야지.

누가 나한테 잘한 건 잊고 못한것만 마음속에 담고 살면 그보다 더한 불행이 어딨어'


 엄마 김영순은 저자와의 내내 아들 자랑만 한다. 아무리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리려 해도 어

느새 이야기는 다시 아들 중심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어려운 환경에서 아들만 바라보고 지내왔

기에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들은 뒤로 

미뤄둔채 자식들만을 위해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희생하신.. 그런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자라 항

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데도 그분들은 자신들이 못해주신 부분만 기억하시는...


 항상 자식들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던 할머니도 마지막 만남에 가서는 가슴에 담아두면 후회

할 듯 했는지 아쉬운 소리를 하신다. 아무리 부모한테 서운하게 아쉬운 것이 있었더라도 당신들

을 지금의 모습이 있게 만들어 준것이 바로 부모인데 가끔 그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으시단다..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 분들은 이미 우리를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고 감사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신 분들이다. 그 사실에는 어떠한 '토'도 달아

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미 여러번 봐왔고 자주 들었던 얘기지만 책 속에 참 좋은 글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 엄마에 

대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너무 즐거웠다. 평생을 갚아도 다 갚지 못할

그분의 사랑.


'현실에 만족해라. 내가 갖지 못한 것, 

내가 잃은 것에 대해서 아쉬워하고 한탄하지 말고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누리며 만족하고 살아라'


'저 하늘을 봐라. 너희들의 발은 땅을 짚고 현실을 살고 있으나,

언제나 저 하늘을 보며 살아라.

꿈도 희망도 다 저 위에 있다. 늘 저 위를 보며 살아라.

하지만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발 딛고 있는 현실을 잘 알아야 저 위도 볼 수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