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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역사와 추억이 깃든 우리맛 체험기 <세PD의 미식기행, 목포>


 어려서부터 여행다니는 것을 참 좋아했다. 초등학생 6학년때는 친구들과 무작정 속초를 벗어나

산으로 들어가는 버스 아무거나 타고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머물렀던 여행, 고1때 부산

을 가보자!! 해서 한달간 알바를 해서 돈을 조금 모아 떠났던 여행 이후에도 가끔 떠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다닌건 성인이 된 이후였던 것 같다. 낯선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연, 그리고 늘 겪

던 곳을 벗어난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것들이 항상 설레고 즐거웠었다.


 책의 표현을 빌려 전에는 '보고', '듣는' 위주의 여행이 주였다면 요즘은 그것 못지 않게 '맛보

는'것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아마도 교통의 발달로 인해 예전보다 이동이 더 쉬워진것도 한몫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동저자인 '손현철', '홍경수', '서용하'피디는 단순히 '맛보는' 음

식이 아닌 어느 한 '지역'을 들여다보고 그 곳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며 문화와 배경까지 나아가 

그것을 어떤식으로 발전시키면 좋을지를 담아두고 '세 PD의 미식기행, 목포'를 만들어 냈다.


 이미 여행가이드부터 해서 각 지역의 맛집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는 책은 상당히 많이 나와 있

다. 하지만 기존의 책들이 단순히 음식(메뉴), 서비스 수준, 맛에 대한 평가 정도만 나와 있다면

이들은 음식의 배경과 문화를 버무려 좀 더 깊이를 더하며 나아가 '그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보는 과정'이라고 까지 설명한다.



 책은 세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목포의 대표음식인 민어, 홍어, 낙지가, 다음으로는 

목포의 특별한 애환이 담겨 있는 음식인 콩물, 조기, 겟, 팥죽, 갈치가. 마지막으로는 목포스럽

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목포를 잘 느낄수 있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음식들에 대해 다룬다.

특히 '디아스포라의 음식'이라는 타이틀은 정말 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책을 읽던 그날 집사람에게 뜬금없이 얘기를 꺼냈다. '여보 우리 1박 2일로 목포 여행가자'라고

. 식욕을 자극하는 맛깔난 글솜씨와 더불어 시각까지 매료시키는 이미지들, 그리고 1차원적인 

'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곳에 얽혀 있는 옛 이야기와 볼거리가 모두 나와있어 여행의 욕망

을 마구 이끌어 낸 것이다. 주변에서 홍어를 맛나게 드시는 분들을 보고 몇번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다시는 입에 대지 않으리!! 라고 결심했는데 어느덧 그 결심마저도 잊고 있었다.;


 이 책은 예전 1박 2일과도 참 많이 닮아있다. 그 지역 사람들의 애환과 삶과 음식이 잘 녹아 어

우러진.. 저자들이 뒷풀이에서 나눴던 것 처럼 목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해남, 장흥, 여수 그

리고 등등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미식기행이 나오길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