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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원작 소설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인 '위대한 갯츠비'가 영화로 나오면서 국내에 위대한 갯츠비 

번역본이 쏟아지고 있다.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이미 집에 책을 가지고 있는데 새롭게 번역된

책도 한번 접해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에 새로 한권 구매했다. 게다가 출판사마다 모두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덕에..ㅎ;; 문학동네와 민음사 두 곳을 놓고 고민하다 '민음사'를 선택했는데 둘 

다 선택하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된다;


 아무튼 민음사에서 구매하니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이 함께 배송되어 왔다. 짧은 단편집

이라서 끼어준것 같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도 재미나게 봐서 원작과는 어떻게 

다를까 하고 책을 봤는데, 큰 줄기만 같을 뿐 상당히 다른 내용이었다. 어쩌면 영화라는 한계때

문에 소설을 다 표현할 수 없어서 변화가 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세계대전이 끝난시기에 태어난 벤저민 버튼은 갓 태어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70대 노

인의 모습이었고, 덩치도 상당했으며 심지어 태어나자 마자 말도 할 줄 안다. 말그대로 정말 기

이한 사건이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덩치까지 컷다는 것은 좀..--;; 다행이 소설속에서는 부모가 

벤저민을 버리지 않고 쉬쉬하며 아이답게 키우려 힘겹게 노력한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가는

덕에 나이를 먹을 수록(?) 아버지와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게 되고, 50대 쯤의 외형이 되었을 때

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워낙 재산이 많아 돈에 걱정이 없는데다 자신은 점점 젊어지고 주변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니 

가정에 소흘하게 되고 흥미가 끌리는 곳으로만 생활한다. 하지만 젊음도 잠시. 결국 젊음의 정

점에서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며 자식에게까지 괄시받고 결국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무엇을 해

야할지도 모르는 아기가 되면서 소설은 끝이난다. 


 모든 소설이 어려서부터 나이먹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를 통해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

고 나니 뭔가 지금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직은 마음만 먹으면 내가 원하는 무엇

이든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든 것이 어두워졌고 그가 누운 하얀 아기 침대와 위에서 움직이던 희미한 얼굴들,

따듯하고 달콤한 우유향이 그의 뇌리에서 모두 사라져 버렸다.'


 영화도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더 마음에 들었다. 분량은 짧지만 순간순간

벤저민의 상황묘사가 정말 잘그려졌고, 그가 바라보는 세상도 어떤지 잘 표현된것 같다. 끝에 

가서는 아이가 되는 그의 모습에 왠지 아련하기까지 했다. 


 이책의 왼쪽에는 영어 원문이 있고, 오른편에 번역문이 있는데 처음에는 원문으로 읽으면서 번

역본과 함께 봤는데, 워낙 영어가 짧다보니 금방 짜증내며 번역문만...ㅎ;; 올해중으로 반드시 

원문으로 도전해 봐야 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