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에 이어 두번째로 본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책을 열고 조금만 살펴보면 대부분이 그림으로 되어있는 것을 알수 있다. '안자이 미즈마루'분
의 작품인데 중간에 들어있는 '화가와 작가의 해피엔드' 에피소드에서 알수 있듯 책의 내용과
그림이 전혀 연관성이 없는듯하다. 가끔 연관성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
겠다..--;;
이번에 출간된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는 1984년에 <CLASSY>에서 연재했던 '무라카미 아
사히도 화보' - '랑게르한스섬의 오후' - 가 함께 묶여져 있다. 덕분에 한권으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느낌이 다른 두권의 책을 읽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ㅎ;
'해피엔드'를 읽다보면 다른 작가나 음악에 대한 얘기가 종종나온다. 작가의 작품에 대한 평가
보다는 그냥 문득 그가, 어떤 노래와 어울리는, 이런분위기에서는... 식으로... 출판사에서는 미
리 책을 읽어봤을 텐데 어째서 이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1Q84'의 클래식 앨범을 시디로 줬는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책에서 나오는 '아이어 버터플라이의 <In A Gadda Da Vida>'등.. 하루키의
기분을 함께 느낄수 있을법한 그가 언급한 노래들을 담아주지.. 조금은 아쉽다.
오래전 '오쓰키'에서 만난 태풍으로 인해 며칠간의 여유로운 날동안 포도와 '필립 K'를 만나 나
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당시의 하루키처럼, 언젠가 혼자 새로운 곳에서 예기치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될때 나는 이미 만난, 혹은 새로운 '하루키'를 찾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맥주'와 함께ㅎ
종종 등장하는 땅콩신사ㅋ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은 조금 성급하게 읽은 듯한 기분이 있었어서 이번책은 하루에 몇
페이지 이상 읽지 말아야지 하고 스스로 정해놓고 읽었다. 아내와 아이가 모두 잠든시간 홀로
어둠속에 불을 조금 밝히고 가끔은 피식거리며.. 나름대로 삽화도 유심히 보려고 애썻다. 이건
어떤 느낌으로 어째서 그려넣었을까 궁금해하며 혼자 상상하기도 하고.. 그 덕에 유쾌하게 생긴
땅콩맨 - 내 마음데로 이름 붙임 - 을 찾을때마다 마치 보물을 찾은것처럼 혼자 즐거워했다.ㅎ
아마 '안자이 미즈마루'에게 땅콩맨은 조금은 특별한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