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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무신 <武神>


 고등학생 시절에 한동안 무협지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친구 한명이 어느날부터 가지고 다

니기 시작했던 한자제목으로 된 책들. 그렇게 무협지를 접하게 되었다. 평범하거나 약하게 태어

난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인해 힘을 얻고 혼란스러운 무림을 서서히 평정해 나가는 이야기.. 

그리고 언제나 등장하는 절세미모의 여인들. 간간히 나오는 19금 묘사만으로도 혈기 왕성한 소

년을 유혹하기 충분한데다가 힘을 얻고 악당을 물리치는 것에서 큰 쾌감을 얻곤 했다. 그렇게 

'묵향'에 빠져 살았던 기억이 난다;


'군영에 몸을 담고 있다고 하여 모두가 무신이라는 존칭으로 불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한 자질을 지녔고, 그만한 업적을 세웠으며, 그에 상응하는 존경을 한 몸에 받고,

후대에까지 그 이름이 전해질 만큼 용맹하고 대단한 무인...'

-225p


 무신-김준- 역시 고려시대 가장 천했던 노비중 한명이었다. 비록 평생 인연을 갖지는 못했지만 

최충헌의 딸 '송이'덕분에 목숨을 건져 조금씩 무술실력과 충성심, 의리, 지혜등을 인정받으며 

결국에는 한나라의 최고 관직에 까지 오르게 된다. 어떻게 보면 무협지 보다 더 무협지 스러운 

설정이 의심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는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다. 그리고 독자의 흥미

를 위한 픽션들이 있어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젊은 시절의 총명함과 넓은 시야도 결국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잃어 자신의 집안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다 결국 자신의 양아들에 의해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그

는 고려의 진정한 무신이었으며, 많은 고려인들에게 힘을 준 영웅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소설을 먼저 보는경우 영화나 드라마는 재미없어서 안본다고 하는데 나같은 경

우에는 그 반대인것 같다. 소설을 보고 정말 맘에 들면 반드시 그것을 찾아서 보곤 한다. 물론 

대부분이 실망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눈먼자들의 도시'도 정말 큰 기대를 하고 봤었는데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좀 아쉬어 실망했던 편이었다... 하지만 무신은 정말 크게 기대가 된다. 일단 

방영횟수가 길어 그 안에서 펼쳐지는 심리구도도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고 전투신 역시 실제로 

싸우는 것을 보는게 더 실감날 것 같다. '그대 없인 못살아'를 끝으로 드라마는 다 끊고 아내를

꼬셔서 당분간은 '무신'에 빠져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