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를 하는 시간은 고작 십일 분밖에 안 되잖아.
11분. 겨우 11분을 축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파울로 코엘료'. 그리고 '11분'. 어떤 내용이길래 제목이 11분일까. 제목만
보고 잠깐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감을 잡지 못했다.; 1970년대에 '어빙 윌리스'라는 작가가 '성'
이라는 주제를 다룬 '7분'이라는 소설을 내놓았었는데 파울로 코엘료는 7분은 조금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어 11분으로 했다고 한다. 어찌보면 7분이 좀 더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되긴 한다.;
'11분'은 창녀 '마리아'의 이야기이다.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마리아. 빼어난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도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덕분에 몇번의 실연의 상처를 입는다. 그러던 어느날 스
위스의 나이트클럽 매니저를 만나 모험을 위해 스위스로 가기로 결정을 한다. 하지만 계약조건
과 다른 상황에 그녀는 절망에 빠지게 되고 어떻게든 성공을 해서 브라질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다. 환상했던 것처럼 스위스에서 일이 진행되지 않아 절망하고 있던 그녀에게 하룻밤의 댓가로
1,000 달라를 벌 수 있는 기회가 온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창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자신
의 꿈을 위한 돈을 버는데 걸리는 시간 '1년'동안만 그 일을 하기로 한다.
'잘못 살 사치를 부리기에는 삶은 너무 짧거나 너무 길다'
'섹스'가 직업인 창녀. 다른 창녀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직업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단순히 기분
만 맞춰주고 다리를 벌리는 것이 아닌 그들이 어째서 이곳을 찾는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위해 섹스와 관련된 지식은 물론이고 기타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공부하며 익힌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는 '랄프'를 만나게 된
다. 그녀의 내면에 존재하는 빛을 알아본 남자. 그를 통해 그녀는 영혼의 정화 - 테렌스로 인해
더렵혀진 영혼 - 를 하게 되고, 진정한 사랑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서로 사랑하자, 그러나 소유하려 들지는 말자'
비록 '창녀'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어 육체는 더렵혀졌지만 깨달음과 섹스의 순수한 의미를 되
찾아 다시 순결한 여자가 된 '마리아'. 그런 마리아의 눈으로 바라본 사랑과 섹스의 본질.
파울로 코엘료의 책에 거의 항상 나오는 단어 중에 '마법'이 있다. 이 책에서도 역시 몇 번 나
타나는데 정말로 작가의 의도였는지 번역 과정에서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그 부분이 조금
신경에 거슬리기는 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알 수 없는 여자들의 마음, 그들만의 성역을 몰래 훔
쳐보는 듯한 재미, 그리고 무엇보다 지나치게 야한 내용이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