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가생활/책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에쿠니 가오리'와 함께 였다면 이번 작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는 공지영씨와 함께 했다. 남자와 여자.  서로의 시선으로 함께 하는

작품. 누구 작품을 먼저 읽어 볼까 고민하다가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ROSSO'를 먼저 봤던 기

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츠지 히토나리'를 먼저 선택했다.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런닝중이던 한국인 여자 '홍'과 일본인 남자 '준고'는 우연히 만난다. 외

국인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그녀와 첫사랑에게 버림받은지 2개월 밖에 지나

지 않아 아픔을 가지고 있던 그는 첫 만남에서 뭔가 운명적인 끌림을 가진다. 결국 만남을 계기

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시간이 흐른 지금 둘은 헤어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다시 한번 우연히 한국의 공항에서 7년만에 마주한다.


'젊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고, 사랑보다 뛰어난 것은 없으며,

마음보다 깊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 두 사람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국에서 넉넉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부족할 것 없었던 '홍'과 달리 학비와 집안의 생계를 책임

져야 했던 '준고'는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그녀를 배려할 여유조차 없이 갖은 알바

와 생활에 언제나 바빳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순간이 지속될수록 상처는 점점 깊

어만 갔고 누가 하나 먼저 양보했으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작은 사건 하나로 둘은 결국 이별하게 

된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서로를 잊지 못하고 그렇게 7년의 시간이 지나고 만다.


'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게 만든다.

슬픔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거기에 젊음이 더해지면 모든 것이 위태로워진다.'


 이별 후에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칸나'가 다시 돌아오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채로 다

시 사랑을 할 수는 없다며 그녀의 마음을 받아 들이지 않는 '준고'. 한번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

지 않았지만 곧 결혼을 하게 될것이라는 '홍'. 어떤 말을 하던 변명조차 되지 못할만큼의 시간이

흘러 다시 되돌아 가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말'이라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아 지나치게 아끼는 남자와 듣지 못하면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다 여기는 여자. 표현에 서툰 일본 남자의 상황과 감정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어 읽는 내내 '준고'의 심정이 느껴져 가슴이 아파왔다. 그리고 언젠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사랑이...


 '홍'이는 어떤 심정이었을지 너무 궁금해진다...


 ps. 준고가 소주를 마시며 표현하는 부분이 너무 맘에 든다.

'달지만 센 술이다. 위와 영혼을 같이 씻어 주는 것 같다.'

 술을 좋아하는 내게 좋은 변명거리가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