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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디지털 치매>


'어린이가 디지털 없이 지내는 하루하루는 선물 받은 시간이나 마찬가지다'


 작년 이맘때쯤 개발자들과 함께 하는 세미나에 갔다가 재미있는 농담을 듣게 되었다. 

'언젠가는 우리 개발자들이 세상을 지배 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곳에 있는 대부분이 개발자였기 때문에 공감하며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곰곰히 

생각해보면 조금은 섬뜩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사용자(일반인)들의 편의를 극대화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리

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테스트 한다. 그 덕에 일반인들은 새로운 제품이 

나올수록 더욱더 머리를 쓸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현실에서 조금만 양념을 치면 가까운 

미래에 일반인들은 현명한 개발자들의 지배하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저자인 '만프레드 슈피처'는 이런 우려에 대해 'Digitale Demenz(디지털 치매)'라는 표현

을 사용하여 우리들에게 위험성을 알린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뇌가 퇴하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디지털 세상의 불편한 진실'

 태어나면서 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성장 과정에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온갖 미디어 

제품들. 이런 습관들이 우리의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뇌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부

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논문과 실험결과들을 예로 들어가며 알려준다.


 우리아이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좋다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부모들. 여기저기에

서 쏟아져 나오는 영재 디지털 매체들. 정말 그러한 것들이 우리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

일까? 그것을 떠나서 부모들은 정말 그것이 도움이 된다고 믿기에 아이들을 TV앞에 방치 시키

는 것일까? 변명은 집어 치우자. 누구나 아이와 함께 하며 책을 읽고 스킨십을 하고, 몸으로 하

는 이런저런 놀이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 아이를 위한

다는 위선으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러한 것들의 위험성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유아들이 스

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냥 잃어버리는 시간이라면, 가장 활발하게 뇌가 운동하며 영역을

키워나갈 시기에 오히려 퇴하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래도 그대로 방치하는 부모들이 있을까? 사

실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정확한 결과는 없다. 어떻게 보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오늘날은 원하는 것은 모든 타이핑 몇번으로 손짓 몇번으로 얻어 낼 수 있기에 대부분의 젊은 

층들이 자신의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답을 쉽게 얻음

으로써 자신이 똑똑한 줄 알고 잘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어려서부터 어려움 없이 살아온 그들에

게 세상은 쉬운 곳이고, 언제든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들 배부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모른채 성장

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만든것은 모두 우리들의 책임이다.


 저자는 이런 것들을 우리들에게 깨닫게 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의 결과로 나온것이 '디지털 치매'와 이전에 나온 '스크린을 조심하라'가 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의무가 

있다. 그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사실 디지털미디어가 일상생활이 된지는 이제 십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어떤것이 옳다 그르

다 라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고민해 봐야 하는 부분이고 스

스로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절대로 저자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

은 꿈을 가지고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