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 넬레 노이하우스 / 북로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
스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사악한 늑대'. 이제는 미스테리 스릴러를 즐겨 읽는 작가라면 작가
이름만 들어도 바로 '타우누스 시리즈'를 떠올릴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저자의 팬이 된 많은 사람
들에게 이번 작품이 출간된 것은 상당히 희소식일 것이다.
시리즈 초반의 책들은 보통 3~400 페이지 인데 네번째 작품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부터
500페이지를 넘기 시작하더니 이후로는 모두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나왔다. 아마 두께
만보고 저걸 언제 다 읽지 하며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읽다보
면 어느새 뒤에 남은 부분이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한장한장 넘기면서 주인공들
과 함께 절정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강가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체. 꾸준히 이런저런일로 구설수에 오른데다 결국 사고를 쳐서 팀에
서 방출된 '벤케'가 감사직원이 되어 나타나면서 '사악한 늑대'는 시작한다. 시체를 조사하던 중
지속적인 학대와 성폭력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오래전 미결로 남게 된 '인어공주'를 떠올린다.
오랜만의 동창회에서 만난 피아와 엠마, 새롭게 등장하는 프라이 검사, 성공을 위해 남자를 부
리는 인기 연예인 한나의 오랜 파트너 볼프강.
살인사건과는 별개로 각자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 같지만 사건의 중심에는 '태양의 아이들'
이라는 엄청난 재단이 있었고, 각각의 사건들은 모두 그 곳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어린 딸에
게 '쉿,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에서 부터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는데 뒤로 갈수록 그 정
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행동들을 오랜시간동안 자신들의 순간의
쾌락을 위해 한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그저 상상으로 책 속에
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현실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번사건 역시 K11팀이 모두 힘을합쳐 고생한 덕에 힘겹게 해결하기는 했지만 그 중심에서 단
연 빛났던 인물은 역시 '피아'였다. 사실상 리더인 '보덴슈타인'은 오래전 아내와 불화가 생기
면서부터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흔들리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하더니, 이번 사건에서 역시
크게 한일이 없었다. 반대로 헤닝과의 이혼 후 새롭게 만난 '크리스토프'와 사랑에 빠진 피아는
상황판단능력도 더 좋아진 것 같고, 무엇보다 감이 훨씬 좋아졌다.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한가
보다.;;
사건은 종결됐지만 '벼랑에서 떨어졌음에도 시체를 찾지 못했던 셜록홈즈처럼' 찜찜한 상태로
마무리 되었고, 결국 그(그들)은 다시 세력을 키우고 말도안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
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많은 '피아 & 보덴슈타인'콤비가 - 이번 작품에서는
'피아 & 크뢰거'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 꾸준한 노력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을 것이
라 생각하고 안좋은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