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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책

카피라이터 정철의 <머리를 9하라>


 9하라, 구하라... 제목만 보면 '구하라'가 맞는 듯 하지만 어쨋든 '9하라'이다. 그가 말하는 '머

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중 '찾자'를 보면 정답이란 없는 것이니 '9'나 '구'나 상관은 없

는 듯 하다. '찾자'에서 부터 '영자'까지 정해진 틀이 없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들을 편하게 늘

어 놓았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글자들, 환하게 웃는 모습의 저자, 그리고 '당신의 머리를 교체해 드립

다' 라는 문구가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어찌보면 따분한 일상. 그속에서 어

떤 일탈을 꿈꿀수 있을지 궁금했다. 책을 열면 저자가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틀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답이라는 것만 생각하다 보면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옳

은 말이다. 우리는 왜 어려서부터 '맞다''틀리다'라는 것을 강요받아 왔는지 안타까운 생각

이 든다. '다르다'에 대해서는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그러한 것들에 물든 일반인들을 그가 이 책을 통해 변화시켜 주려 한다. '카피라이터'가 되라는 

것이 아닌 우리들의 개방적인 사고를 위해, 나아가 '따듯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결과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따듯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으로 행복해집니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발상일지라도 

그것이 사람을 향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이게 뭐야', '순 억지네'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나 역시 너무 오랫

동안 닫힌 사고를 하며 자랐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묻자'를 지나 '놀자'를 읽을 때쯤 '이거 뭐지!'라는 것이 머리속에서 '뻥'하고 터졌다.

(저자의 표현을 인용.) 나에게 묻고, 생각해보고, '그래, 놀아보자'라는 생각을 따라하다 보니 새

로운 것이 보인것이다. 이후로 정말 책에 빠져버렸다.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내다 버려야 할 세가지'

시키면 그때 하겠다는 수동

누군가 하겠지 하는 소극

힘들면 포기하고 마는 나약.


 정철의 '머리를 9하라'에는 단순히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평소에 놓치

고 있던 것들 중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를 따라 조금씩 깨닫는데서 얻는 

즐거움이 쏠쏠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큰 물음을 하나 얻었다.

'열여덟 살에는 열여덟 살이 지나면 할 수 없는 그 일을 꼭 하라'

 올해로 서른둘. 한 가정의 가장. 두 아이의 아빠. 장남. 첫째 사위. 등... 이순간 내가 꼭 해야 하

는 것이 무엇일까?